세계5위의 자동차 생산대국인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동병상련을 앓고 있는 EU와 공조하고 국내 민관 합동으로 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지만 여의치 않다.

이와 관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기차 보조금 대응을 위해 방미 길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1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계획을 갖고 있고 상당부문을 미국에 수출한다.

23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 따라 한국산 전기자동차가 보조금 수혜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을 향했다.

정의선 회장은 미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산 전기차 "차별"에 대한 한국자동차산업계의 우려를 표현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를 세액공제한다.

판매량 기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지 않으며,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당시 발표한 55억 달러 규모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은 2025년에나 생산을 시작한다. 그때까지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시행될 시 한국산 전기차는 즉시 미국의 세제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며, 한국의 전기차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해당 법안이 WTO 규정과 한미 FTA 조항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으며, WTO 제소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에 관련 우려를 제기하고 미국의 의도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가 방미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미국 배터리 공급망에서 주로 중국기업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요주의 외국기업(foreign entity of concern)"을 제외하도록 설계되어, 2024년부터 3,750달러의 세금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배터리 원자재를 사용할 수 없으며, 2025년부터는 해당 기업의 핵심광물 사용 여부에 따라 3,750달러의 추가 세금공제 여부가 결정된다.

UBS의 팀 부시 애널리스트는 이를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고자 한다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미국의 메시지"라고 분석하며 현대차그룹이 법안 내 면책 규정을 찾고 있을 것"이라며 "이미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생산규모 또한 확대될 것이 자명함에 따라 법안 세부기준에서 조정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부시 애널리스트도 "미국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 경쟁업체가 배제됨에 따라 한국이 명백한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SK On은 미국 내 3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포드사와 78억 달러 규모 합작투자를 진행했으며, LG 에너지솔루션과 GM도 연초 미시간주에 26억 달러의 합작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5대 자동차 생산대국으로 매년 370만대를 생산해 228만대를 수출하고 있다. 전기차 수출도 매년 10만대에 이른다.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찬환경 차인 수소차 개발에 있어 가장 기술력이 뛰어 나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산업경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