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율 대원칙하에 기업 구조조정 적기에 처리해야”

세계경기는 현재 하반기 중에도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개도국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면 올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선진국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세계수요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고용둔화와 기업수익성 저하로 성장 모멘텀이 떨어지면서 세계경제를 견인하는 힘이 약해지고 있다. 대미수출 둔화와 브렉시트 충격으로 유럽의 회복흐름이 점차 약해지고, 아베노믹스의 약효가 떨어지는 일 본은 제로성장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설비투자 위축과 수출부진으로 감속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선진국과 중국의 수요둔화로 세계교역 위축현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가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수출국가들의 충격은 완화되겠지만 개도국 역시 뚜렷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 운 상황이다. 미국 금리인상 리스크는 줄었지만 브렉시트와 보호무역주의 경향 확대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 확실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 성장세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약해지는 흐름이 예상되며 연 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2.8%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내년에도 세계경기를 회복세로 돌려놓을 만한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2%대 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편집자 주>



햔국경제는 현재 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중 국내경제 성장세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단가 상승으로 통관기 준 수출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들겠지만 물량기준 수출은 정체상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현재 경기흐름을 주도하는 내수부문의 활력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에 따른 실질소득 증대 효과가 줄어들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 면서 가계 소비심리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주택경기가 둔화되고 건설투자 상 승세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구조조정 역시 경제 불안심리를 높이고 관련 산업부문의 자금조달 여건을 악화 시키는 요인이 되고 경제성장률은 하반기 중 2%대 초반까지 떨어져 연간 2.5% 수준이 예상된다. 생 산가능 인구 감소 및 노동인력 고령화로 내년에도 성장저하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데 취업자 증가수 역시 20만명대 초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융변수들의 변동성과 위험프리미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원화는 약세를 이어가며 하반기에는 평균 달러당 1,180원선을 넘나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수경기가 주도하는 경기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저유가에 따른 가계구매력 증대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정책 효과에 힘입어 소비는 올들어서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산유국 금융리스크 등으로 출렁였던 금융시장이 이후 안정기조를 유지하면서 소비불안 심리도 다소 진정됐다.

또 민간 주택분양 열기가 이어지면서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건설투자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세계교역 둔화로 상반기 중 우리 수출이 물량기준 제로성장에 머무 는 등 수출은 부진이 더 심해지는 모습이다. 금액기준 수출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유가회복 등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수출경기 회복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수출부진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고 설비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의 어려움이 심해지는 가운데 서비스업 부문이 실물경기를 지탱하는 형국이다. 하반기에도 수출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EU 등 선진국과 중 국의 경기활력이 낮아지면서 대외수요는 상반기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교역 물량은 지난해 1.6%에서 올 상반기 0% 내외로 증가세가 낮아진 바 있으며 이러한 하향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서 대외수요 회복 기대감이 있지만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단가는 다소 높아지겠지만 물량기준 수출은 정체상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저유가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소폭 개선됐던 기업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가동률 하락과 수익성 저하로 설비 투자 증가율은 올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경기의 호조세도 하반기에는 다소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저유가에 따른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 효과가 하반기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브렉시트 후유증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가계의 불안심리도 높아질 것이 예상된다.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이 하반기에 본격화되는 점도 소비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건설수주 물량 둔화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까지 이뤄진 공급물량에 대한 부담감으로 건설투자 상승률도 상반기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중 10조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되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축소시키고 소비 및 건설투자를 부양하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성장세 하향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비진작 등 내수부양책이 지속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동안의 정책으로 가계가 소비를 앞당겨 시행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정책효과는 제한될 것이다. 상반기 3%에 가까운 성장을 했던 국내경제는 하반기 2%대 초반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며 연간으로 2%대 중반 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내년에도 우리경제의 성장세가 다시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 다. 생산가능인구가 내년에 감소추세로 돌아서고 노동인력의 고령화도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는 당분간 성장활력이 낮아지는 흐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 경제는 올해도 2%대 중반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기가 하강국면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추세적인 성장활력 저하가 저성장이 지속되는 주원인이다. 국제금융시장 불안, 구조조정 충격 등으로 실물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될 경우 금리 추가인하를 고려하고 신용경색 리스크에 대비한 다양한 방법의 통화조절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해외자본의 유출입과 금융시장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과 함 께 외환시장의 급변동에 대비해 안정화 대책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경기 흐름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세수가 확대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재정의 자동안정화 기능을 고려하면 초과세수를 부채 감축에 사용하기보다는 추가 집행계획을 통해 지출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경제의 잠재적인 성장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재정확대 정책이 매년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재정계 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업 구조조정이 당장 우리경제의 큰 충격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구조조정 과정이 늦추어지면서 부실처리 비용이 커지고, 자칫 구조조정 이후 예상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회계 투명성, 부실징후 또는 부실 기업의 신속한 처리, 경영자, 채권자, 주주의 책임 분담 등의 원칙들을 세워 놓은 바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원칙들이 약화되면서 구조조정 이 적시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규율이라는 대원칙하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적기에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장기 성장잠재력 제고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과 신 사업 육성, 규제개혁과 내수산업 육성은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 정책방향에 맞추 어 일관되고 구체적인 실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수서비스 산업이 수출제조업과 함께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돼야 하는데 과거에 만들어진 각종 규제들이 이런 변화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내수의 질적 성장, 새로운 서비스업의 출현 등이 쉽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계속 개혁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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